황홀
'사람은 말야. 돈이 있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건 아냐. 돈이 있거나 없거나간에 행복한 건 행복한 거고 불행한 건 불행한 거야. 그저 아침이 되면 제 시간에 눈을 뜨고 일어나고 밤이 되면 제 시간에 잠들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은 묵묵히 견뎌갈 뿐인 거야. 불평은 하지 말고. 불평이란 하면 할수록 힘만 드니까 말야. 그런데선 돈이 별 역할을 하지 못하지. 그게 바로 인생이야.'
'내 앞에서 사치스런 소리 한다구 안 느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그건 사탕발림일 뿐이야. 행복을 못산다면 행복 비슷한 거라도 얼마든지 살 수 있잖아. 때로는 행복 비슷한 것만 가지고도 인생은 충분하기도 하구 말야. 괜히 배부른 사람이나 난 체 하는 사람들이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 세상에선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얼마든지 있습니다, 라고 설교할 뿐이야. 사실 이 세상에서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란 없어. 이 세상에선 돈이 없으면 사람답게 살 수도 없고 말야. 밑바닥에서 구역질을 해가면서 굴욕적으로 사는 걸 어떻게 사는 거라고 말할 수가 있어? 그러니 가난뱅이는 미리미리 알아서 없어져 줘야 한다구. 눈치 빠르게… 정말 그래야만 해... 그래야만…'
- 본문 중에서
1958년 부산 출생. 충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에서 중학교 교사를 지냈다. 1986년 『여성동아』 장편 공모에 『저 석양빛』이 당선된 후 폭넓은 주제의식과 사회의식으로 다양한 관심사를 다룬 작품들을 속속 발표하였다.
소설집 『지붕과 하늘』(1989), 『개들의 시절』(1991) 『사십세』(창작과비평사 1996) 『플라스틱 섹스』(창작과비평사 1998)과 장편소설 『바다로부터의 긴 이별』(1991), 『소설 갑신정변』(『저 석양빛』 개제, 1991), 『산 위에서 겨울을 나다』(1992), 『사랑에 대한 열두 개의 물음』(1993), 『음모와 사랑』(1994)를 냈다.
1. 세 친구 ─ 찬영의 고백
2. 클럽 골든터치 살인사건
3. 식인의 혹성
4. 조각난 영화필름처럼
5. 아픔보다 더 한 말
6. 사 막
7. 어은 푸른 별을 갖고있다(로르까)
8. 여름의 아이들
9. 그녀는 집을 떠난다(비틀즈)
10. 가면들
11. 피
12. 영혼의 속도
13. 그림자와 함께 걷다
14. 아프리카 아프리카
15. 침묵의 보호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