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
“완벽하게 당했다!”
200만 부 판매 신화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오카자키 다쿠마가 선보이는 책 속의 책, 이중 미스터리!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오카자키 다쿠마의 2023년 최신작 《거울 나라》는 유명 작가 ‘무로미 교코’가 사망한 후 유작 출간에 나선 작가의 조카 ‘나’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출간 작업은 편집자 데시가와라가 ‘삭제된 에피소드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시하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는 소설 속 소설 《거울 나라》를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 언뜻 서로 무관해 보이는 유작과 현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되며 형성한 ‘이중 미스터리’는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사회상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게 하는 반전으로 이어지는데……. 주인공은 오직 소설 내용에 의지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이 과정을 함께하는 독자 역시 배제되지 않고 공정한 추리를 펼칠 수 있다. 그럼에도 결국 모든 것을 전복시키는 오카자키 다쿠마의 필력에 현지 독자들은 “완벽하게 당했다!”라고 외쳤다.
“이 책에는 삭제된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이 열리는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뀐다!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로 불리던 미스터리의 여왕 무로미 쿄코, ‘나’의 이모가 죽었다. 마지막까지 이모의 곁을 지킨 나는 저작권을 상속받고 출판사 편집자와 함께 유고 《거울 나라》 출간 작업에 매진한다.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담당 편집자가 원고에 삭제된 부분이 있다는 의혹을 제시하고, 나는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 《거울 나라》는 신체이형장애로 고통받는 주인공 히비키를 비롯해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토네, 안면인식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또 다른 인물 등 외모로 삶이 뒤흔들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모의 젊은 시절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이모를 존경하고 동경해온 나였지만, 《거울 나라》를 읽으며 나는 이모를 조금씩 싫어하게 된다. 생의 마지막 순간, 이모는 왜 이 글을 썼으며 그중 무엇을 지웠을까? 마침내 삭제된 부분을 찾는다면 나는 이모를 사랑하게 될까, 혹은 증오하게 될까.
소설의 도입부에서 작중 인물들이 마주하는 ‘거울’은 ‘외모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회적 시선’이라는 단선적인 상징성만을 가진다. 그러나 시대도 배경도 다른, 언뜻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듯 보이던 두 이야기가 하나의 진실로 수렴하는 순간, 거울의 역할 또한 소설의 토대를 이루고 반전의 장치로 기능하는 등 무한히 확장된다. 작중에서 곧잘 언급되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원제가 일본 및 한국에서 알려진 제목과 달리 《거울을 통해, 앨리스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이라는 사실 역시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 앨리스가 마주한 거울 속 세계는 원래 세계와 대칭을 이루면서도 완전히 같지 않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는 《거울 나라》에서는 두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작중 소설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현실 역시 바뀌는 것이다.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는 이중 미스터리 구조는 결말을 향해 갈수록 주제 그 자체가 된다. 《거울 나라》가 단순 액자식 구성이 아닌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세상이야말로 ‘거울 나라’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이름의 디스토피아
《거울 나라》는 근미래(2063년)를 배경으로 이모의 유작을 출간하려는 ‘나’와 과거(20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거울 나라》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외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개인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통받는다. 아이돌로 데뷔할 정도로 외모가 빼어나지만 신체이형장애에 시달리기도 하고, 어린 시절 화재로 얼굴에 화상 흉터가 남은 채 살아가기도 한다. 또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도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잃어버린 우정, 자매간의 갈등, 삼각관계 등 인간관계의 갈등과 균열이 섬세하게 그려지는 가운데, 아이돌 산업과 스트리밍 방송 등 현대의 ‘외모 산업’이 이 갈등을 증폭시키는지도 첨예하게 드러난다.
데뷔작인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과 그 후속 시리즈로 2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오카자키 다쿠마가 3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거울 나라》는 라이트노벨과 순수문학의 경계에 있던 기존 작품과 다소 결이 다르다. 텍스트의 밀도는 농밀해졌고, 특유의 서정적 문체는 더 깊고 날카로워졌다. 이처럼 스스로를 갈고닦은 이유에 대해 작가는 ‘외모로 인해 고민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외모지상주의라는 ‘현대사회의 병(病)’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특히 미래의 화자가 독자에게는 현재에 해당하는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디스토피아라는 진실을 숨기지 않는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이야말로 ‘거울 나라’다.”
1986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뮤지션을 꿈꾸며 고등학교 시절 록밴드를 결성하기도 했지만, 결국 글을 쓰기로 마음을 굳혔다. 교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후 집안의 사찰에서 일하며 습작 활동을 이어갔다. 2011년,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최종 후보로 올랐다. 비록 대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히든카드상’ 출간이 결정되면서 2012년 작가로 데뷔했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은 200만 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되었으며, 제1회 ‘교토 책 대상’을 수상했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그려내 널리 사랑받고 있다. 그 밖에도 《쓰쿠모 서점 지하에는 비밀의 바가 있다》, 《여름을 되찾다》, 《계절은 회전목마처럼》 등이 있다.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7
1장 재회 … 27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115
2장 급변 … 119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228
3장 와해 … 231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300
4장 어둠 … 303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363
5장 결단 … 365
6장 반전 … 415
마지막 장 … 509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 521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저자가 집필한 등록된 컨텐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