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동아시아 미술, 젠더Gender로 읽다 - 한중일 여성을 생각하는 11개의 시선

동아시아 미술, 젠더Gender로 읽다 - 한중일 여성을 생각하는 11개의 시선

저자
유미나 외 지음
출판사
혜화1117
출판일
2023-05-04
등록일
2023-07-0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57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젠더Gender 라는 화두를 들고
21세기에서 출발, 예술의 시대와 지역, 매체를 타임슬립!
거침없이 자유롭게 전복적으로!

『동아시아 미술, 젠더Gender로 읽다』는 타임슬립(time slip)이다. 오늘날 가장 핫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젠더’Gender를 들고 지역과 시대를 넘나든다. 오늘의 시선으로 옛날을 돌아보는 시도가 새로울 것 없다고 여길 수 있으나, 이 책은 그런 인식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상을 바라보고 거침없이 직진한다. 조선 시대로부터 명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가 하면 훌쩍 일본 에도 시대로 건너가더니 다시 또 근대로 넘어와 역동적으로 보고 읽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넘나드는 것은 시간과 공간만이 아니다. 이 책이 바라보는 대상은 참으로 다종다양하여 그 자체로 총천연색 빛을 발한다. 오래전 예술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림이겠으나, 이 책이 바라보는 대상은 그림은 물론이요, 글씨이며, 책의 삽화이기도 하고, 자수이기도 하며 심지어 금강산이고, 소녀라는 개념의 등장이기도 하다. 이로써 예술이 어디 그림만이겠는가, 하는 지극히 당연한 답을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종횡을 무진으로 넘나드는 것은 또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기존에 알려진 문헌의 이면, 익숙하게 보아오던 그림의 해석은 물론이요, 해외 미술관, 박물관의 수장고에 머물러 있던 문헌과 그림들을 샅샅이 드러내 책 안에 펼쳐 보임으로써 이 책은 구석구석 기꺼이 최초라는 수식어를 받아들인다.
이처럼 하나로 꿰기 어려운 이 총천연색 구슬을 젠더라는 하나의 매듭으로 이어붙여 이전에 보지 못한 맥락을 구현해냄으로써 이 책은 예술은 시대를 어떻게 반영하는가, 고정된 과거의 산물을 오늘, 여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예술의 새로운 독법을 독자들에게 들이민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시대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거침없이 들여다보는 시선을 통해 독자들을 기존에 접하지 못한 일종의 해방구로 선뜻 안내한다.

하나의 시대, 고정된 지역, 일정한 매체의 좁고 깊은 세계를 건너,
광폭의 합종연횡을 통해 마침내 획득한 예술의 새로운 독법!

예술을 시대의 산물이라고 한다면, 그 산물을 들여다보는 시도는 시대 배경을 전제하고 그 전제 안에서 맥락의 설명에 집중하곤 한다. 이로써 대상을 통해 그 시대를 이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거나 온전히 오늘의 시선만으로 대상을 바라봄으로써 시대가 갖는 특성을 한계로만 인식하는 또 다른 한계를 노출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나 애초에 출발선이 다르다. 예술은 지난 시대의 산물인 동시에 현재를 사는 우리가 향유하는 ‘오늘의 매체’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으로 이 책은 시대와 지역, 심지어 매체의 경계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장착한 채 마음껏 대상을 골라 때로는 직선으로 때로는 광폭으로 지난 시대의 산물을 현재진행형 논의의 현장으로 소환한다. 그 소환의 도구가 다름아닌 젠더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난 시대, 남성과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라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평면적인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얼핏 납작하게 여겨질 정도로 한정된 역사적, 사회적 배경 안에서 젠더는 어떻게 예술 안에서 구현되고 반영되었으며 그것은 또 어떻게 포착이 가능한가.
이를 위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대상의 목록은 그 자체로 매우 특징적이며, 그 낯선 조합을 향한 접근 방식은 한마디로 매우 ‘현대적’이다. 이러한 대상과 접근 방식을 통해 이 책은 지난 시대의 예술을 지난 시대의 시선으로 보는 것에서 탈피하여 온전히 오늘의 예술로, 오늘의 방식으로 다시 바라보자고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한중일 여성을 바라보는 11개의 시선,
대한한국 미술사의 중추, 11명 저자들의 빛나는 연대의 결과,
이들이 따로 또 같이 만들어낸 새로운 성취!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것은 책의 앞날개를 채우는 저자들의 면면을 보면 수긍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 미술계에서 명실상부 중추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따로 또 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은 이 책이 갖는 매우 각별한 성취다.
흔히 책 표지에 여러 명의 저자가 등장하는 경우 수 명의 연구자들이 각자 연구 분야의 글을 흩어져 발표하고, 그것을 엮어 펴낸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대상의 포착과 시선이 남다른 만큼 그 출발 역시 매우 특징적이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해서 식상할 뿐만 아니라 어떤 위기감도 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위기를 타파하는 것은 한숨과 자조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뚫고, 관철하여 그 성과를 세상에 내놓는 것으로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조선과 명청, 에도로부터 근대까지 넘나들며 각자의 연구 분야에 일로매진하던 저자들이 의기를 투합한 지점은 기존 한국미술계에서 ‘남성’이 의미화된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처음 모임을 시작한 것은 2019년 정초였다. 그때로부터 지금껏 이들은 자발적 공부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지며 토론하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지적 기반을 향한 탐구의 일환으로 함께 공부하고 학습했다. 코로나19의 시절을 관통하는 내내 이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전진해 왔으며, 그렇게 따로 또 같이 방향을 만들고 길을 닦아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성취를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상재했다.
그 결과 자칫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뉘곤 하는 젠더라는 영역을 예술로 매칭하는 시도에 성취를 이루었으며, 대상 안에 흐르는 성별에 따른 인식의 차이가 대상의 구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포착해냄으로써 매우 현대적인 눈으로 이름하여 ‘예술’을 읽게 한다. 그로 인해 이들은 여성 또는 여성주의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일차원적인 시도에 그치지 않고, 명실상부 젠더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대상 안에 흐르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맥락 모두를 각자의 언어로,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설명하는 새로운 길을 닦아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 책의 성취에 주목할 이유는 책에 담고 있는 내용만이 아닌, 이 책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따로 또 같이 걸어온 그 길 위에도 있다.

주요 내용

책의 첫머리를 시작하는 유미나의 「미인도 감상을 둘러싼 조선 문인들의 딜레마」는 9점의 미인도를 대상으로 펼쳐 놓고, 조선 시대 남성 문인들이 미인도를 언제, 어떻게, 왜 보았는지를 질문함으로써 조선 후기 남성들이 미인도를 즐기기 위해 어떤 명분을 만들어 정당성을 확보했는가를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고연희의 「그림 속 책 읽는 여인을 향한 두 개의 시선」은 조선 여인의 독서상 한 점을 대상으로 이를 향유한 남성들의 내면을 살피는 동시에 여성의 독서와 남성의 독서를 차별화하고, 다시 중국 여성과 조선 여성을 다르게 보았던 조선 남성들의 사고방식을 드러내 보인다.

시선은 조선을 벗어나 명·청 시대로 나아간다. 지민경은 「그림 속 박제된 여성들, 다시 보는 명·청대 여성 초상화」에서 남성 관료의 복장을 입은 여성 초상을 통해 당시 남성들이 고인이 된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남성의 옷을 입힌 조작적 이미지를 제작, 자신들의 가문을 높이는 장치로 사용하려는 의도를 읽어냈다.

유순영의 「꽃에 빗대 품평받은 명나라 말기, 그림 속 기녀들」은 17세기 명나라 청루문화에서 놀아난 남성 엘리트들의 성적 욕망과 심리 내면을 파헤치는데 국내에서 그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문헌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 시험에서 낙방한 이들이 기녀를 향유했던 심리 내면, 기녀들 이미지에 노출된 남성의 성적 욕망과 관음적 시선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어지는 유재빈의 「조선의 열녀, 폭력과 관음의 이중굴레」는 정조대에 출판된 도덕서 『오륜행실도』에 담긴 남성의 폭력성과 관음적 시선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매우 도전적이다. 또한 여성을 폭력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관음의 대상으로 노출시켰으며, 이로써 여성에게 자살을 권장하고 열녀를 양산하려던 이 시대 남성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고 있다는 점은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논의는 조선과 명·청을 넘어 일본까지 아우른다. 이정은은 「일본 경직도 속 여성의 노동, 드러나는 젠더」에서 일본 우키요에 속 비단을 만들고 직물을 짜는 미인들이 여성의 생산성을 요구한 강력한 사회적 음모였고, 특히 고급 비단 제작을 위한 젊은 여성의 노동을 구하면서 젊은 그들의 노동 장면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여주었던 복합적 이면의 결과였음을 헤아리게 함으로써 그저 아름다운 그림 이면의 맥락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남성인 조인수의 「조선 여성, 글씨 쓰기」는 조선 시대 한글 편지가 가족 내 남녀를 잇는 소통 매체였고, 상류층 남성 자제에게 집안의 여성 어른이 한글을 교육시켰으며, 여성의 한글 서적을 남성들이 한문으로 번역하였던 실상들을 두루 조망하고, 궁녀들의 왕실체로 알려져 있는 ‘궁체宮體’를 공식적으로 제작한 남성들의 존재를 새롭게 제시한다.

서윤정은 「서화, 불화, 책, 자수에 쓰인 한글 텍스트」를 통해 조선 시대 문화예술의 젠더 지도 구축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사대부 여성이 그린 산수화, 노비 여성이 그린 산수화, 비구니가 추진한 불교 회화, 여성이 독자로 설정된 유교적 교화서, 나아가 여성이 자수 공양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수놓은 행위 등 다양한 측면을 해석하면서, 이에 수반된 문자 문화의 관계와 그 의미망의 구조를 폭넓게 조망한다.

시대는 이제 근대를 향한다. 김수진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남성의 자수」는 ‘자수’의 ‘여성성’이라는 젠더 코드가 뒤집힌 시공간 안에서 평안도 안주安州의 전문 수사가 제작한 자수병풍이 철도를 타고 경성의 황실로 운반되던 정황을 통해 정치·사회·경제적 가치가 상승된 물품이 남성의 세계로 편입되었던 드라마틱한 자수 문화를 펼쳐 보이는 동시에 이런 현상이 한국만의 것이 아님을 알려줌으로써, 젠더의 사회적 형성과 전환에 관련한 성찰을 제공한다.

김소연은 「금강산을 향한 근대 이후의 젠더적 시선」을 통해 근대기 장대한 암석의 외금강과 얌전한 계곡의 내금강으로 경관의 차이를 극대화하면서 남성미와 여성미로 구별하는 감상 방식이 금강산을 세속적 관광지로 대상화시키고 그것을 향유한 일본인들에 의해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한국인에게 내면화된 금강산에 대한 젠더화된 미의식이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김지혜의 「근대, 소녀의 탄생」으로, 일본에서 유입된 ‘소녀少女’라는 용어와 개념이 남성의 시선으로 타자화되어 지속되는 현상을 포착했다. 이로써 ‘소녀’가 그것의 평등한 상대어로 보이는 ‘소년少年’에 기대어 기생적으로 출생했다는 것, 소년은 세계를 향한 독립자존의 근대적 추체로 표상되었다면, 소녀는 순결·순응·감상 등을 의미하는 불안정한 기표로 머물렀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나아가 소녀의 개념을 스스로 활용하는 현대 한국의 당찬 소녀들에 대한 공감과 성찰을 시도하는 동시에 수줍어하면서 성적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미지는 미성숙과 성숙의 경계선에 있는 여성 신체에 대한 남성의 시선과 혹은 제도의 요구 속에서 시각화되는 내용임을 드러낸다.

저자동일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