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사할린 - 얼어붙은 섬에 뿌리내린 한인의 역사와 삶의 기록

사할린 - 얼어붙은 섬에 뿌리내린 한인의 역사와 삶의 기록

저자
최상구 지음
출판사
일다
출판일
2015-01-14
등록일
2017-10-2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8MB
공급사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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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가 알지 못했기에 기억하지 못한 이야기!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찾아서 사할린으로 떠난 시간 여행


일제 강점기에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되어 탄광노동자로 일했던 수많은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는 7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의 존재에 대해 우리 사회가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들의 역사는 기록되지 못했고, 최근에서야 그들의 역사를 밝히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당시 식민지였던 조선 땅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징용되었는지, 그리고 탄광에서 어떻게 일하고 먹고 살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했다. 알지 못했기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고, 기억할 것도 없는 게 우리의 처지였다.

\"이 책이야말로, 사할린 동포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그래서 기억할 것이 없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열어젖힐 수 있다고 믿는다.\"
-배우 권해효 \'추천사\' 중에서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는 알면 알수록 \"비극\"이라는 단어조차도 무색하다.
겨울에는 바다까지 얼어붙는 섬 지역에서 탄광노동자로 일하며 열악한 환경을 이기고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렸지만, 고국이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끝내 돌아올 수 없었다. 고국에 사는 가족들 또한 그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겠지만, 평생 만나기는커녕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사람들도 얼마나 많았으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사할린에 남게 된 한인들이 얼마인지 현재도 그 숫자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이다. 약 4만3천여 명이라고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애초에 그들은 왜 이곳까지 오게 되었고, 또 대체 무슨 연유로 귀국을 하지 못한 것일까? 지난 70여 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국산천과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죽어가야 했을까?… 이런저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수록 내 마음은 착잡해졌고, 그 사이에 우리 일행은 어느덧 첫 번째 방문지인 코르사코프(옛 일본지명 오도마리)에 당도했다.\"
-1부 멈춰진 시계, 26쪽

돌아오지 못한 사할린 한인들, 일본 소련 남한 북한에서 길을 잃어

일본이 전쟁에 패한 후, \"일본 정부가 소련과의 협정을 통해 (일본인들은) 산 사람은 물론 유골까지도 본국으로 이송시키는 사이, 한인들만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발이 묶인 것이다. 이는 애초에 한인 징용을 추진했던 일본은 물론이고, 승전국으로서 전후 처리에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 소련과 고국 대한민국마저 한인들을 철저히 외면한 결과였다.\"

일본인들을 실은 배가 코르사코프 항구에서 멀어질 때, 한인들도 자신들을 고국으로 데려가줄 배가 도착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끝내 그들을 실을 배는 오지 않았다.
현재는 코르사코프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타국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한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2007년에 세워진 배 모양의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위령탑에 쓰인 시(김문환 씀)에는 \"이분들은 굶주림을 견디며 고국으로 갈 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혹은 굶어 죽고, 혹은 얼어 죽고, 혹은 미쳐 죽는 이들이 언덕을 메우건만, 배는 오지 않아…\" 라는 구절을 보면, 사할린 한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얼마나 처절하게 기다렸는지 알 수 있다.

사할린이 일제에서 소련으로 점령국가가 달라지면서 사할린 한인들은 일시에 무국적자의 신분으로 사할린에 갇히고 만다. 그리고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고, 또 분단이 되어버리자 사회주의국가 사할린에 사는 그들이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기는 더 멀어져버렸다. 그때는 편지조차 자유로운 왕래가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오로지 국경이 열리기만 기다리다 반세기가 흘렀다.
\"고향이 남한임에도 북한 국적을 취득한 사할린 한인 중에는, \'언젠가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가기가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이들이 꽤 있었다. 무국적을 선택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무국적자의 설움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소련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것은, 그들이 끝내 귀향의 꿈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고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때 혹시 다른 나라 국적을 갖고 있는 게 문제되지 않을까, 그것이 염려스러웠던 것이다.\" -54쪽

이 책은 그런 사할린 한인들의 목소리와 역사, 또 그들의 고국으로 귀환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눈물의 시간을 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절망의 역사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책이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사할린 한인들의 고통스러웠던 지난 과거에 눈물도 짓지만, 한편 어떻게 하면 이제 고령이 된 사할린 한인들에게 절망의 역사 대신 희망의 시간을 안겨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것은 이 책이 단지 지난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여기서 새로 쓰는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KIN(지구촌동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사할린한인 문제를 처음 접한 저자는,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역사를 발굴해서 기록했다. 순수한 자원 활동으로 사할린과 일본을 스스로 오가며 사할린 한인들과 같은 마음으로 뛰고, 만나고,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사할린 한인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본격적으로 <사할린 희망캠페인단> 자원활동에 뛰어들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 참담하고 부끄러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여는 글 \'고난의 시간을 살아낸 모든 분에게\'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어떻게 하면 이 절망의 역사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건 자연스럽다. 저자가 한 명의 시민으로 딱 거기서 출발해, 스스로 자료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가며, 이 문제와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함께 역사를 만들자며, 이 행렬에 동참하면 어떻겠냐고 말을 건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매해 새해면 어김없이 사할린을 방문한다. 사할린 한인들이 음력 문화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해마다 음력 달력을 제작해 달력 배달부로 사할린을 찾아간다.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사할린 한인들의 \'국적확인 소송\'을 담당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윤지영 변호사가 이렇게 말한다.

\"작가는 무거운 이야기를 치우침이 없이 차분하게 그려낸다. 음력 달력, 씨름대회, KBS 방송에 얽힌 이야기는 재밌고 신기하기까지 하다\"고.

저자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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