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번도 잠들지 않았다: 정치사회 편
여성이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왜 여성이 잠들어 있기를 바라는가?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 사회, 언론, 그루밍산업,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준동하는 안티페미니즘과 백래시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성 권리에만 관심 있는 정치권과 사회, 그에 동조하며 자극적인 삽화와 타이틀로 클릭수 장사에 급급한 언론, 사회적 남성성과 여성성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디어, 페미니즘이란 이름으로 여성들의 지갑을 노리는 산업까지,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여성혐오라는 독버섯은 여성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을 저해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한국 여성과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같아지면 국내총생산(GDP)은 지금보다 7%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제이컵 펑크 키르케고르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저먼마셜펀드 선임연구원은 “한국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나쁜 거래(Bad deal)’”이며, “한국 저출생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에 있다”고 진단하는 등 ‘성 주류화’ 전략은 사회의 유지?발전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되고 있지만 남성 중심 한국사회는 이 같은 분석을 외면한 채 백래시를 통한 여성 말살의 길로 치닫고 있다.
백래시는 여성운동이 전개됨에 따라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여러 사회운동들과는 달리 여성운동의 역사는 온전히 기록되지 못하고 기록되더라도 왜곡이 가해지기 쉽다. 이제 막 여성주의에 눈뜨기 시작한 여성들이 한국의 여성주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족하다. 여성활동가그룹 여성전진공동행동에서는 한국의 여성혐오와 백래시, 그리고 여성들의 싸움의 역사를 책으로 펴내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이들의 싸움과 열정의 기록이 동시대를 살아가며 함께 싸우고 있는 여성들과 후세대 여성들에게 각자의 삶을 보다 여성주의적으로, 혹은 꼭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보다 자신을 아끼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이 왜 잠들지 못했는지, 왜 싸울 수밖에 없고, 그 싸움을 멈춰선 안 되는지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여성들의 역사를 기억하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여성들이 부디 자신들의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앞으로 있을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밑거름으로 삼길 바란다.
“이 부끄러운 남성들의 역사를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알려줄 방법이 없을까? 이 시대 역행적인 남성들의 만행을 기록으로 남겨 미래에 반면교사로 삼을 수 없을까? 이에 대항한 여성들의 역사를 뒷세대 여성들에게 전해주고 그들의 등을 밀어주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고민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창피한 남성역사를 박제하고 과거에도, 현재도 단 한번도 잠들지 않고 계속 싸워 온 여성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책’이라는 형태로 기록하여 세상에 내보내기로 결심했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는 이들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불평등한 현실을 증명하고 개선하기 위해 싸워 온 여성들. 이제는 그런 여성들에 대한 혐오가 당연한 권리인 양 떠들어대는 남성들의 폭력 속에서 여성들이 위축되지 않고 당당히 싸울 수 있도록 책을 통해 힘을 보태고자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는 한번도 잠들지 않았다』의 저자이다.
프롤로그 | 페미니즘이라는 먹잇감
1장 | 정치사회: 여성혐오라는 통치 이데올로기
위기에 처한 여성가족부의 ‘여성’
위험한 선동,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여성가족부 폐지가 진정한 성평등?
대통령 선거에서 사라진 여성들
‘청년’ 안에 여성이 없다
윤석열은 이겼지만 여성혐오는 졌다
대선 이후 거대 양당의 행보
박지현이라는 청년정치의 현 주소
일상 속에서 즐기는 디지털 성범죄
범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다
범죄 대상은 ‘여성’이 아니라 ‘여성성’
가해와 피해의 성별화
사법부는 누구에게 이입하는가
‘묻지마’는 여성이라는 맥락을 지운다
알페스는 성착취인가?
성추행 대상이 된 인형
페미사이드 근절 운동에 대한 반발
n번방방지법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학교 내 여성주의에 대한 공격
범죄에 맞서는 익명의 여성들
2장 | 언론: 혐오 비즈니스의 공모자들
언론, 인셀커뮤니티, 사이버렉카의 트라이앵글
‘OO녀’, 언론이 부추기는 여성혐오
‘김태현 사건’이 아니라 ‘세 모녀 사건’인 이유
사건보다 성별이 부각되는 보도 편향
기사에 인용된 여성과 남성 비율
남성의 관점으로 생산되는 기사들
성평등 보도를 위해 지켜야 할 것
인터넷뉴스는 얼마나 객관적인가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
여론 선동의 진원지가 된 인셀커뮤니티
대기업 인사 후폭풍을 일으킨 집게손 논란
반복되고 확산되는 온라인 학대
여성 유튜버를 죽음에 이르도록 만든 것은
여성혐오 비즈니스의 공모자들
놀이가 된 혐오 폭력
왜 여자들이 보이지 않을까
온라인의 무차별적 혐오와 맞서려면
3장 | 그루밍산업: 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천사들, 런웨이에서 퇴출되다
사각팬티를 입기 시작한 여자들
여성들이 남성용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
하이패션에서 일반인까지 톱다운되는 유행
화장품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명암의 차이가 여성과 남성을 가른다
화장을 하지 않으면 ‘찐따’
사회적 여성성을 보이콧하다
바디포지티브≠탈코르셋
편안함은 유행이 아니라 권리
4장 | 대중문화: 여성성의 인큐베이터
문화 콘텐츠에 무해한 음모가?
미디어로 ‘여성’을 배우다
벡델 테스트가 알려주는 것
드라마가 보여주는 성별 격차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한없이 죽음에 가까운 상태
여성성에 대한 학습은 유아기부터
남성의 시선에 갇힌 여성들
비혼주의자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성폭력인가, 성적 욕망의 우회적 표출인가
안티페미니즘이 콘텐츠가 된다
5장 | 인터뷰: 우리의 한 걸음이 모여 이뤄낸 전진
여자들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인터뷰 1. 하예나 그들이 숨을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터뷰 2. 리셋 범죄는 범죄라고 제대로 부를 수 있어야
인터뷰 3. 김진아 남성중심사회는 여성들이 계속 모르고 있기를 원해
인터뷰 4. 한지영 중요한 것은 여성 한 명 한 명이 잘 살아남는 것
강남역에서 포항공대까지 나를 움직이게 만든 한 걸음
에필로그 | 잠든 적 없는 여자들의 발자취
후기
미주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