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CEO
저성장 시대에도 성장하는 기업은 있다
올해로 3년 연속 ‘성장률 3%’ 벽을 넘지 못하면서 장기저성장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 ‘잃어버린 20년’으로 표현되는 장기 불황시대를 겪는 동안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있다.
불사조기업. 종합할인점 (주)돈키호테를 일컫는 말이다. 돈키호테 1호점 창업 이래 27년 연속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인터넷 쇼핑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독야청청(獨也靑靑) ‘나 홀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6월까지 결산을 보면 매출은 11.1% 증가한 7,596억엔(8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432억엔(4,700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일본 최대 백화점인 미쯔코시세이탄홀딩스보다 1,000억 엔 이상 높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저성장 초입국면에 놓인 기업 특히 유통업계는 돈키호테 성공요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신간 <돈키호테 CEO>(오씨이오)는 이처럼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돈키호테를 창업한 야스다 다카오의 성공방정식을 담은 책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이 낳은 ‘가격파괴 모델의 끝판왕‘ 돈키호테
야스다 다카오는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부동산 회사가 10개월 만에 도산하고 만다. 이후 마작으로 길거리 생활을 전전한다. 그렇게 5년이 지나 스물아홉 되던 해 마음을 다잡고 가게를 열기로 한다. 당시 유행하던 소매할인점 이었다. 가게이름은 ‘도둑시장’. 물건을 도둑질해서 팔기 때문에 싸다는 뜻이다. 허나 이름만 ‘도둑시장’일 뿐 아무런 경험도 없는 야스다에게 도매상이 물건을 싸게 줄 리 없다. 하루 매출이 2,000엔(약 2만 1,643원), 3,000엔(약 3만 2,464원)이었다. 임대료는커녕 도산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생각한 끝에 물건을 도매상에서 받지 않고 직접 구매하기로 한다. 수 없는 문전박대 끝에 반품된 상품, B품, 샘플제품을 헐값에 사들여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고객들은 싼 물건에 환호했다.
물건을 찾기 어렵게, 집기 어렵게, 사기 어렵게 진열하라!
유통업계의 상식은 ‘ 물건을 찾기 쉽게, 잡기 쉽게, 사기 쉽게 진열하라‘ 이다.
야스다는 유통업계의 상식과 반대로 ‘물건을 찾기 어렵게, 집기 어렵게, 사기 어렵게’ 매장을 꾸몄다. 상품을 찾기 어렵게 배치하자 고객은 보물찾기 하듯 초저가상품·스팟 상품을 찾아내며 즐거움 만끽했고 매장 곳곳에 숨겨진 재미있는 상품을 찾느라 고객 체류시간은 늘어났다.
직원이 직접 경영하게 하라
야스다는 돈키호테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권한위양’을 꼽는다.
돈키호테 1호점 오픈 후 야스다는 ‘도둑시장’의 성공경험을 직원들에게 옮겨 심으려 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야스다의 파격적인 매장 운영방식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했다. 야스다는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마구 화를 냈고 직원들은 하나 둘 떠나갔다. 1호점은 큰 적자를 기록했고 존폐의 위기에 몰렸다. 야스다는 ‘가르치기’를 포기하고 ‘믿고 맡기기’를 선택한다. 각 직원들마다 담당 매장을 정하도록 한 뒤 상품 구매에서 진열, 가격 책정, 판매, 재고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과감하게 위임했다. 통장까지 하나씩 쥐어줬다. 그러자 거짓말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물건이 잘 팔릴지’를 필사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저마다 상품 구매 기술을 익혀나갔다.
남이 망한 자리에 오픈해 대박을 치다
2016년 실적 발표 자리에서 돈키호테는 “인터넷 쇼핑몰의 공세 속에 종합 슈퍼마켓, 가전 양판점, 쇼핑센터 등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저비용으로 출점 가능한 부동산 임대 제안이 늘고 있다”며 “점포수를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돈키호테는 40곳의 매장을 새로 열었는데, 그 가운데 34곳은 이전에 다른 유통업체가 자리 잡고 있던 곳이었다. 매장의 80%가 기존 유통업체가 망한 자리에 오픈한다.
후발업체는 업계 상식을 따라서는 안된다
유통업계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지식도 없이 시작한 야스다는 아마추어였기에 무모하게 시도할 수 있었다. ‘상식을 믿지 않는다’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는 고객의 얼굴 표정에 있다’는 철학으로 과감하게 역발상을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철옹성 같던 기존 유통업체들을 향해 돈키호테처럼 돌격해 기존 업체들을 무릎 꿇게 만들고 유통 3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돈키호테 CEO>는 장기저성장 초입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에게 확실한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學) 법학부를 졸업한 후 취직한 부동산회사가 10개월 만에 도산. 이후 마작과 막노동으로 길고 어두운 시간을 보냈다.
1989년 도쿄 후추(府中)에 ‘돈키호테’ 1호점 오픈. 퇴사 직원 재입사 환영, 알바에게 구매·진열·판매 등의 모든 권한 부여, 물건을 찾기 어렵고 집기 어렵게 진열, 남들이 망한 자리에 매장 오픈하기 등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집는 돈키호테만의 방식과 고집은 눈부신 성과로 이어졌다.
돈키호테의 평당 매출은 업계 대비 열 배에 달하며, 잃어버린 20년 동안 매출 700배, 경상이익은 무려 3,600배를 기록했다. 2000년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하였고, 1호점 오픈 이래 27년 연속 증수증익이라는 경이적인 위업을 달성해나가는 중이다.
2016년 기준 매출 8조 원을 넘어섰고, 일본 내 350개 매장을 중심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순조롭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을 시작하며
세상의 돈키호테들이여, 짜릿한 성공의 파도를 타라
재1장 업계 상식을 버려야 기회가 보인다
제2장 직원이 말을 안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3장 완벽의 기준을 설정하지 말라
제4장 회사가 결코 바꾸어서는 안 되는 한 가지
제5장 가진 운의 양은 누구나 같다, 활용하는 방법이 다를 뿐
글을 마치며
권력을 내려놓고 권위를 입으라
야스다 다카오 지음, 김진연 옮김 저자가 집필한 등록된 컨텐츠가 없습니다.